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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치료에서 배우는 삶의 자세

교정의사로서 치료를 하다 보면 교정의사를 하기 잘했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있다. 교정치료가 치과의사에게 특정한 삶의 태도를 강제하는데, 그것이 삶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느낀다.

1.긴급하지 않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교정치료에는 응급상황이 없다. 살다보면 나의 현재가 응급 상황인 것 같은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보통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주요한 원인이 된다.

교정의사는 직업적인 특성상 차분함이 강제되는 특징이 있다. 서두를수록 부작용 위험이 증가되고 재발확률도 높아진다. 심지어 치료기간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다. 이러한 교정치료의 특징은 나의 정신적인 측면을 포함한 삶의 전반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맞다. 우리 삶에는 응급상황이 별로 없다.

2.항상 지향점을 향하고 있다.

교정의사는 이상적인 안면 골격의 비율과 치열의 각도 및 위치를 잘 알고 있다. 모든 수치를 이상적으로 만들 수는 없기 때문에, 환자의 상황에 맞춰 타협된(교정적 표현으로는 ‘절충된’) 최종목적지를 잘 설정하는 것이 교정의사의 주된 과업이라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교정의사는 장기적인 여정의 목적지를 초기에 명확히 수립하는 것을 반복적으로 훈련하게 된다. 단기적으로는 최적의 처방이 안 될 수 있고, 그 때문에 항로가 비뚤비뚤해 보일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분명 직선의 형태로 목적지를 향해 가게 된다.

이는 바람직한 삶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 교정치료의 이러한 특성은 내가 삶에서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하게 해주고, 장기적으로 내가 지향하는 나의 삶의 모습으로 묵묵히 한 걸음씩 나아가게끔 한다.

3.오늘 해야할 하나의 처치에 집중하면 된다.

교정치료는 해야할 일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24개~28개의 치아의 위치 문제와 기능적 교합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내가 오늘 해야 할 하나의 올바른 처치가 누적으로 쌓여 하나의 성공적인 증례가 완성된다. 여러 복잡한 요소를 모두 고려해야 하겠지만 결국 내가 해야할 최선은 바로 오늘 하나의 처치일 뿐이다.

이는 과거도 미래도 아닌 오직 오늘 하루를 잘 사는 것에 집중하라는 철학자의 이야기와 닮아 있다.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을 잘 해내는 것. 그것이면 난 충분하고 넘치게 행복하고 온전한 삶을 만들 수 있다.